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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12-30 13:08:40, 수정 2018-12-30 19:37:44

    [이문원의 쇼비즈워치] 블랙핑크, 日 초고속 돔 입성이 가능했던 이유

    • 걸그룹 블랙핑크가 지난 24일 일본 첫 돔 콘서트를 열었다. 지난여름부터 이어온 ‘Black Pink Arena Tour 2018’ 마지막 공연이다. 이에 한국뿐 아니라 일본미디어 역시 ‘초고속 돔 입성’을 앞 다퉈 보도 했다. 일본 데뷔 1년4개월 만에 돔 콘서트란 확실히 이례적인 상황은 맞기 때문이다. 이날 쿄세라 돔 오사카는 5만여 관객의 함성으로 뒤덮였고, 그 중 약 80%는 여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소식이 보도되자마자 몇몇 국내 대중문화 관련 커뮤니티들에선 의문의 목소리기 일기 시작했다. 과연 블랙핑크가 일본에서 이 정도 공연 동원력을 지닌 팀이 맞느냐는 것이다.

       

      블랙핑크는 국내위상과 동남아 중심 해외인기에 비해 K팝 해외수익 비중 60% 이상을 차지하는 일본시장 인기는 다소 떨어지는 축이다. 특히 코어팬덤 규모를 보여주는 음반판매 측면에서 그렇다. 블랙핑크 일본음반 최다판매량은 여전히 지난해 8월 발매된 데뷔앨범이 차지하고 있다. 리패키지 발매 전까지 6만3200여장을 팔았다. 이후 싱글 ‘뚜두뚜두’는 3주차까지 3만장을 못 넘었고, 지난 19일 발매된 첫 정규앨범은 3주차까지 1만8938장을 팔았다. 총판 3만장을 못 넘기리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현 시점 단일음반판매 3만 장도 채 안 되는 팀이 대체 어떻게 1회 공연에 5만 관객을 한 장소로 모을 수 있었느냐는 것.

       

      이에 각 커뮤니티들에선 특히나 돔 공연 관련으로 종종 제기돼왔던 부풀리기성 언론플레이를 의심해보는 분위기가 일고 있지만, 사정을 알고 보면 엄밀히 그럴 필요도 이유도 딱히 없다. 사실 이 같은 상황은 일본 K팝 시장에선 꽤나 흔한 일이기 때문이다. 크게 두 가지 측면의 연결로 쉽게 설명이 된다.

       

      먼저, 일본 K팝 팬층이란 한국처럼 특정 팀의 코어팬들 연합으로 이뤄졌다고 보기 힘들다. K팝이란 ‘장르’ 그 자체의 팬층, 그래서 이 팀 저 팀 두루두루 좋아하는 라이트팬층이 절대주류다. 굿즈화된 피지컬음반까지 사줄 코어팬덤이 팀 개개별로 크게 형성되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 더군다나 걸그룹은 상황이 더 안 좋다. 여성팬 중심 일본 K팝시장에서 동성(同性)팀에 대한 동경심리는 이성(異性)팀에 대한 유사연애적 애착을 능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 탓에 K팝 걸그룹은 가볍게 소비하는 스트리밍 중심으로 트렌드세터 역할을 하는 흐름이 일반적이다. 트와이스처럼 남성팬층까지 균등하게 갖춘 드문 경우가 아니라면 그렇다.

       

      한편, 일본서 공연문화란 한국과는 분위기가 크게 다르다. 일본 전체 음악시장 규모는 한국의 4~5배 정도지만, 음악공연시장 규모는 14~15배일 정도로 엄청나다. 애초 음악산업 동력 자체가 공연수익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다. 그만큼 음악공연은 일본인들에 매우 친숙하고 일상적인 문화소비다. 해당 팀 음악을 스트리밍이나 유튜브 등으로 가볍게 소비해온 라이트팬층일지라도 공연이 열리면 기꺼이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 즐기는 분위기다.

       

      그렇게 ‘음반판매량보다 높은 1회 공연관객 수’가 가능해진단 얘기.

       

      여기서 저 일본 음악공연시장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K팝 일본 성과는 대부분 음반판매 기준 오리콘 차트 중심으로 국내 홍보 되어오긴 했어도, 실제 K팝 그룹들 일본 주 수입원은 늘 공연이었다. 비단 블랙핑크만의 특수한 현상도 아니란 얘기다. 거기다 K팝은 일본시장에서 음반, 음반, 공연 중 늘 공연에서 가장 강했다. 비주류상품 특유의 높은 충성도와 강한 결집력으로 날고 기는 일본 팀들을 제치고 공연시장 최강자 자리를 몇 번이고 차지해왔다. 음반으로도 음원으로도 못 뚫는 ‘전체 1등’ 자리가 그렇게 소리 소문 없이 얻어졌다.

       

      결국 K팝 한류의 동력 역시 언제나 공연이었단 얘기고 사실상 미래 동력 역시 거기서 찾을 필요가 있단 얘기다. 더 이상 공연시장을 음반과 음원판매 순위라는 왕관에 따라붙는 전리품 정도 차원으로 볼 일이 아니다. 굳이 대중적 인지도와 인기도 차원에서 독립됐다고 까진 말 못하지만, 그렇다고 그에 온전히 종속돼있는 것도 아닌, 특히나 K팝이 가장 왕성하게 수익을 쓸어 담고 있는 특수한 시장이다.

       

      그런 점에서, 어쩌면 한국대중음악산업 및 관련 미디어에서 K팝 한류 관련 진정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은, 줄 세우기 식으로 알기 쉬운 각국 음악차트 석권 소식이 아니라 공연 규모 및 티켓판매 상황과 관련된 소식일지 모른다. 마침 오리콘 차트도 지난 19일부터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횟수를 포함한 새로운 메인차트를 내놓기 시작했다. 이 개혁된 차트와 실제 수익을 보장해주는 공연시장 사이 어떤 식으로 흐름이 연결되는 지에 대해서도 새롭게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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