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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1-28 10:21:25, 수정 2019-01-28 10:21:26

    [SW현장메모] 묵묵히 다시 달리는 심석희에게 박수를

    • [스포츠월드=영종도(인천공항) 김진엽 기자] “심석희라는 특정 선수뿐만 아니라, 우리 선수단 모두가 하나돼 밝게 웃으며 준비했다.”

       

      심석희를 지도하고 있는 송경택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의 말이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지난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출국했다. 오는 2월1일부터 3일까지 독일 드레스덴에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를, 8일부터 10일까지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6차 대회를 치르기 위해서였다.

      출국길에는 여느 때보다 더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효자 종목으로 평가받는 쇼트트랙 선수단을 향한 관심보다는 심석희 선수 한 명에게 무게가 쏠렸다. 현장에 있던 취재진 대부분이 심석희를 언급하며 대표팀을 기다렸다.

       

      심석희는 최근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렸다.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로부터 상습상해 및 성폭행 피해 사실을 폭로한 바 있다. 어렵게 낸 그의 목소리는 스포츠계에 ‘미투 운동’을 불러일으키는 울림을 줬다. 안타깝게도 사건 판결이 길어지고 있다. 재판부는 상습상해만 판결을 내릴 뿐, 성폭행 건은 나누어 진행하기로 했다. 조 전 코치 측은 심석희 측 주장의 일부만 수긍하고 있어, 치열한 법정 다툼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선수이기 전에 한 사람으로서 끝을 모르는 재판과정을 이겨내는 건 쉽지 않다. 수사 기관이 다루는 사항들이 대중에게 그대로 전달돼 2차 피해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심석희는 강했다. 외부 요인보다는 자신이 빛날 수 있는 스케이트장에서 다시 달리려 한다.

       

      출국 길에서 검은 마스크에 모자를 눌러 쓴 심석희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현장에 몰린 취재진의 카메라를 피해 휴대전화로 시선을 돌리기도 했지만, 마냥 풀이 죽은 느낌은 아니었다. 팬이 건넨 선물을 받을 때는 가벼운 미소와 손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송 감독은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사건이 있었지만, 선수들은 묵묵히 훈련에 임해 시합에는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 같다”며 “심석희라는 특정 선수뿐만 아니라, 우리 선수단 모두가 하나돼 밝게 웃으며 준비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있다는 걸 기억해주셨으면 한다”라며 경기 외적인 부분보다는 대표팀을 향한 응원을 당부했다.

       

      출국 이후 밝혀진 바에 따르면 심석희는 김정숙 여사가 전달한 초록색 목도리를 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김 여사는 24일 “용기를 내줘 고맙다”라는 편지와 함께 선물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든 상황에서도 묵묵히 달리는 심석희는 박수 받아 마땅하다.

       

      wlsduq123@sportsworld.com

      사진=김진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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