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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1-29 05:00:00, 수정 2019-01-29 10:06:29

    [권영준의 독한S다이어리] '정몽규 체제' 축구협회… 행동 없고 '말'뿐이다

    •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정몽규 체제’의 대한축구협회가 외친 개혁은 역시 말뿐인 허울이었다.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에 우승을 목표로 도전했지만, 8강에서 미끄러졌다. 한국 축구가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한 것은 2004년 대회 이후 15년 만이다.

       

      단순히 탈락이 문제가 아니다. 토너먼트 대회는 변수가 많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발생할지 모른다.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고도 탈락할 수 있다. 문제는 대회 기간 내내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대표팀 안팎에서 문제들이 속출했다. 부상 및 컨디션 관리부터 행정 미숙까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력도 아쉬웠다. 벤투 감독 부임 후 그렇게 잘하던 압박과 패싱게임은 거품처럼 사라졌다. 자신감 넘치고 악착같았던 선수단의 플레이도 사라졌다. 감독은 아집 속에서 주변의 목소리를 완전히 차단했다. 애초에 내세웠던 축구 철학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시계를 돌려 살펴보자. 2018 러시아월드컵,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그리고 2019 UAE 아시안컵까지 잇달아 열린 3개 대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대회 초반에 심각하게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점이고, 이 때문에 대회 내내 압박 속에서 일정을 소화했다.

       

      러시아월드컵에서는 16강의 성패를 쥔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답답한 경기 끝에 0-1로 패했다. ‘올인’한 경기치고는 경기력이 아쉬웠다. 아시안게임은 김학범 감독의 리더십으로 우승까지 직진했으나, 마찬가지로 대회 초반 어려운 고비를 계속 넘어야 했다. 김학범 감독은 당시 심적 부담감과 선수들에게 고마움이 교체해 눈물까지 흘렸다. 이번 대회 역시 조별리그에서 떨어진 기세를 살리지 못했다.

       

      이러한 현상은 선수단의 체력 및 몸 상태에서 찾아온다. 한국 축구는 2002 한일월드컵 이후 부흥기를 맞았고, ‘월드컵 키즈’가 탄생했다. 기성용(뉴캐슬)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상 30) 등 ‘2012 런던올림픽 세대’가 초등학생인 시절로, 본격적인 선수를 꿈을 꾸기 시작한 시점이다.

       

      2002 한일월드컵의 핵심이었던 박지성, 이영표(이상 은퇴)를 필두로 한국 선수의 유럽 포함 해외진출이 활발해졌고, 거듭 성장한 기성용 구자철과 손흥민(27·토트넘)까지 가속 페달을 밟았다. 대표팀 주축 선수의 유럽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대표팀 체력 관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8~9월에 시즌을 시작해 5월에 끝나는 유럽 리그와 3월에 시작해 12월에 끝나는 K리그 포함 동아시아권 프로리그 소속 선수의 바이오 리듬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대표팀을 운용하려면 선수단 체력을 평균적으로 맞춰서 관리해야 한다. 이번 대회를 예로 들면 시즌 중에 참가한 손흥민, 기성용, 이청용, 황희찬 등은 경기력보다는 체력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김영권(광저우 헝다) 황인범(대전), 이용 김진수 김민재(이상 전북), 김승규(빗셀고베) 등 동아시아권 프로리그 소속 선수는 시즌이 끝나고 대회에 참가했기 때문에 경기력에 중점을 두고 관리해야 한다.

       

      이러한 괴리감 때문에 감독들은 골머리를 앓는다. 신태용 전 월드컵 대표팀 감독, 김학범 아시안게임 감독 모두 이를 위해 고민을 거듭했다. 월드컵 직전 오스트리아 레오강 전지훈련 당시 ‘컨디셔닝 프로그램’이 ‘파워 프로그램’으로 알려지면서 체력 훈련 관련 논란이 일어났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문제는 오늘내일 일이 아니다. 시대가 변하고, 대표팀 주축 선수의 환경이 달라진 만큼 대한축구협회도 변화해야 한다. 과학적인 시스템을 도입하고, 여러 각도에서 선수단을 관리해야 한다. 이번 의무팀 계약 문제도 과거 관습처럼 쉬이 넘겼기 때문에 결국 문제가 발생했다.

       

      협회는 만날 개혁을 외치면서도, 실질적인 행동은 없다.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5개월에 걸쳐 ‘월드컵 백서’를 제작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현재 그 백서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 문제점은 분명한데, 어떤 해결책을 내놓았는지 궁금하다.

       

      인재 개혁도 마찬가지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대대적인 개혁을 선언하면서 박지성 전 유스전략본부장을 영입했다. ‘유스(Youth) 전략’은 5년 이상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이다. 5년이 넘는 시간을 계획하고 전략을 짜야 하는 중요한 직책이다. 박지성 전 본부장은 1년 만에 그만뒀다. 애초 한국 축구를 돕겠다고 나섰지만, 한계를 느낀 것이다. 협회 역시 실무에 대한 감각이나 전문성 보다는 개혁이라는 키워드에 맞게 대대적인 상징적인 존재가 필요했다.

       

      대한축구협회 임원은 정몽규 협회장을 필두로 부회장만 6명이며, 21명의 이사가 있다. 책임감이라는 잣대는 이들 임원진에도 물어야 한다. 허울뿐인 개혁은 의미가 없다. 말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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