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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원의 쇼비즈워치] 아이돌 부럽지 않네…‘만개’한 김호중

입력 : 2020-09-27 19:00:00 수정 : 2020-09-27 13: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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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김호중 쇼크’ 한복판이다.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 출신 트로트가수 김호중 얘기다. 지난 23일 발매된 김호중 정규1집 앨범 ‘우리가(家)’는 26일 토요일까지 피지컬 음반판매 43만여장을 기록하고 있다. 선주문 60만장 보도 당시부터도 화제가 되긴 했지만, 저 물량이 초동으로 이 정도까지 소화될 줄은 몰랐다. 나아가 ‘우리가’는 1종으로만 내놓은 앨범인 데다, 물량 한계로 팬덤 공동구매량이 전체 판매 대부분을 차지하는 실정이다. 다른 시기, 다른 전략으로 내놓았다면 지금 이상의 성적도 충분히 가능했으리란 얘기다.

 

 어찌 됐건 이로써 김호중은 한국 솔로 가수 음반 초동 사상 백현(70만4500여장)과 강다니엘(46만6700여장)에 이어 역대 3위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더 놀라운 건, 아직 초동집계가 다 끝난 것도 아니란 점이다.

 

 그야말로 ‘트로트 아이돌’이란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아이돌’ 용어는 애초 특정계층에게서 광적인 지지를 받는 아티스트를 가리킨단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아닌 게 아니라, 실제로 김호중 면면은 전형적인 ‘팬덤형 아이돌’ 양상을 그린다고 봐야 한다. 지난 5일 선 발매된 ‘우리가’ 수록곡 디지털음원 상황부터가 그렇다.

 타이틀곡 ‘만개’는 발매 첫날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 실시간차트에서 27위로 진입했다. 이후 최고 순위 4위까지 올랐다. 웬만큼 이름 있는 아이돌도 잘 못 올리는 순위다. 그런데 ‘만개’는 스트리밍 수치가 아니라 이용자 수로 집계하는 멜론 24히츠, 일간 순위에선 차트 진입조차 실패했다. 결국 진입 27위, 최고 4위는 어디까지나 ‘소수 팬’들이 ‘스트리밍 총공’을 통해 올려놓은 성적이란 얘기다. 그림으로 그린 듯한 ‘팬덤형 아이돌’ 패턴이다.

 

 더 놀라운 건, 음원 발매 첫날과 둘째 날 ‘만개’ 멜론 일간 순위가 130~140위권이었던 상황에서, 그로부터 20여일이 지난 지금도 ‘만개’는 200위 내 계속 머물고 있단 점이다. 아이돌의 경우 발매 첫날 일간이 130~140위 정도면, 일주일만 지나도 1000위 정도로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럼 김호중은? 팬덤 집중도는 물론 지속력까지도 상식을 초월하는 수준이란 얘기가 된다. 그리고 이제 피지컬 음반판매 초동까지 솔로 가수 역대 3위에 올랐다. 아이돌 씬에서조차 이 정도 초(超)코어 팬덤은 ‘정말로’ 보기 힘들다.

 

 물론 김호중의 지극한 ‘아이돌성’을 보여주는 대목은 더 있다.

 

 먼저, 아티스트를 둘러싼 이런저런 구설과 논란도 궁극적으론 팬덤 코어화로 이어질 수 있단 아이돌 속성이 김호중에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김호중은 근래 음악아티스트 전반을 놓고 봤을 때도 단기간 가장 많은 구설을 뿌린 인물로 볼 수 있다. 그렇게 논란과 구설이 계속될수록 대중적 이미지는 타격을 받지만, 코어 팬덤은 오히려 더욱 공고해진다는 게 소위 ‘아이돌판 상식’이다.

 한편, 코어 팬덤은 여성보다 남성아티스트에 더 극적으로 생성된단 속성 역시 아이돌과 같다. 일례로, 시즌1에 해당하는 ‘내일은 미스트롯’ 우승자 송가인이 지난해 11월 발매한 정규1집 앨범 ‘가인’은 초동으로 3800여장을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에 트로트 가수는 아이돌이 아니니 초동이 아닌 총판으로 봐야 한단 논리, 결국 트로트 가수는 행사 중심 아티스트이므로 음반판매량 자체가 무의미하단 논리 등이 당시 제시됐었다. 그런데 이 모두를 김호중은 같은 정규1집으로 깨버렸다. 결국 ‘여돌’과 ‘남돌’ 화력 자체가 크게 다르고, 그 수익모델 역시 음반과 행사로 나뉘는 아이돌 신 구도가 트로트 씬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정말 흥미로운 현상이다. 어쩌면 이 같은 면면들로 ‘김호중 쇼크’ 본질을 짐작해볼 수도 있다. ‘내일은 미스터트롯’ 출신 신세대 트로트 가수 팬덤은 애초 5060 중노년층 중심으로 이뤄진 게 맞지만, 아이돌 팬덤 문화에 익숙한 2030세대도 상당수 개입돼있으리란 점이다. 2030 팬들이 아무리 아이돌 문화 특유의 ‘성적 승부’ 개념을 전체 팬덤에 소개한다 해도, 그에 동조해 ‘분위기’를 만들어낼 동 세대 공감층이 일정 수 이상 존재하지 않으면 지금 같은 패턴이 나오긴 어렵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아이돌식 팬덤 문화란 아티스트가 구사하는 음악 장르와는 별 관계 없는 것일 수 있단 얘기다. 팬덤 문화는 오로지 아티스트 개개인 ‘캐릭터성’과 관련 있는 것일 수 있다. 곧 ‘아이돌’과 ‘아이돌이 아닌 아티스트’를 구분 짓는 건 그들 ‘캐릭터성’을 어느만큼 전략적으로 부각하느냐 차원에서 결정된다고 볼 수도 있겠다.

 

 단순 차원에서, 김호중은 그런 캐릭터성을 ‘아이돌 서사 쌓기 바이블’이라 여겨지는 서바이벌 오디션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얻어냈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쉽고 간편한 해석이다. 그러나 실제로 서바이벌 오디션 방송프로그램은 그간 생각보다 훨씬 많은 장르 아티스트들에 적용된 바 있다. 그들 중 김호중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었던 건 사실상 ‘아이돌 빼곤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또 다른 뭔가’가 기존 아이돌과 ‘내일은 미스터트롯’ 트로트 가수들 사이 공통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보는 게 맞다.

 

 그게 과연 뭘까. 안타깝게도, 아직까진 미스터리가 시원하게 풀릴 수 없는 상황이다. 트로트가수도 아이돌 같은 입지가 가능하니 다른 장르 아티스트들도 충분히 가능할 수 있으리란 예상 정도가 한계다.

 

 어찌 됐건, 이번 ‘김호중 쇼크’가 한국대중음악산업에 제시하는 화두는 이처럼 보다 진지한 차원에서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 아이돌 같은 수익모델은 사실상 음악산업 곳곳에서 ‘모두가’ 원하는 것이다. 적용만 가능하다면 안정성 높고 충성도도 높은 수익모델이 산업 곳곳으로 퍼져나가 훨씬 다양하고 풍성한 시장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그 실험은 김호중으로 막 시작된 상황이다. ‘트로트 아이돌’ 상황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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